나는 한 여인의 남편이고 두 아이의 아빠다. 한 여인은 늙어가고 두 아이는 청년이 되어간다. 우리 아이들이 이미 우리 부부가 처음 만났던 나이를 넘었으니.
음............
난 가족에게 나름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정작 '내게는 무책임"했던 시간이 있었다.
눈이 많이 오고 바람이 몹시 부는 날에 병원에 짐짝처럼 실려 갔다. 내게는 충격……. 전율…….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내 작은 소망을 이루지 못할까봐 몹시 걱정했다. 내 옆에서 바가지 긁고 나를 챙겨주는 "사랑하는 아내"가 있다.
고등학교시절 합창단에서 만나 13년 연애하고 결혼한 나만의 프리마돈나……. 내 소원은 아내와 함께 건강하게 삶아가고 싶다.
아내와 함께 우리가 결혼 할 무렵 지리산 화엄사에서 백무등까지 등산 한 적이 있었다. 지리산 장터목산장에서 저녁을 해먹는데 노부부가 배낭에서 뚝배기를 꺼내서 된장을 끓이는 것이었다. 할아버지께서 겸연쩍게 웃으며 " 내 색시는 된장 없으면 밥을 안 먹어……." 난 요즘말로 맨붕이었다.
나도 이다음에 육십이 넘으면 아내를 데리고 지리산 장터목산장으로 작은 뚝배기를 배낭에 넣고 등산 갈 것이다. 그리고, 그때 그 할아버지처럼 내 아내에게 맛있는 된장을 끓여 주고 싶다. - 이것이 나의 작은 소망이다. 어쩌면 이 나이에 "무책임한 땐스"에 참가한 이유인 즉 그 등산을 위한 준비다.
평소에 자전거 타고 등산을 하지만 왠지 홀로 하는 운동인지라 한 2%쯤 부족함을 느끼던 차에 "FACEBOOK"에서
"아저씨들을 위한~~~ 무책임한 땐스"의 댄서 모집 홍보물을 보고 3월의 주말 스케줄을 정리하고 무책임하게 땐스를 시작합니다. 춤을 추며 아주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난 내 곁에서 고생하며 아이 키우고, 시월드의 고통을 참고 견뎌준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마음을 담아, 마치 동물의 왕국에서 보듯 "수컷이 암컷에게 보내는 구애의 표현"처럼 내 몸에 사랑을 담아본다.
아쉬움이 있다면 멀리 있는 아내가 내 몸짓을 볼 수 없음이 아쉬울 뿐이다. 이글을 아내가 읽게 된다면 아내 또한 "처음 듣게 되는 내 맘 속 이야기"가 될 것이다.
끝으로 마당 펼쳐준 - 대전문화예술의전당, 두산아트쎈터, 안은미 컴퍼니 에 감사드립니다.
In My Dreamy Infa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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