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다기(紫砂茶器)
呂 志 岳
중국 강소성(江蘇省) 의흥(宜興)에서만 생산되는 자사다기(紫砂茶器)는 다인들에게 으뜸으로 꼽히는 다기이다. 의흥 다기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조형(造型)과 차의 색(色), 향(香), 미(味)를 잘 표현하고 보존 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다른 종류 다기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사다기의 원료는 자주색 도토(陶土)로 오해하고 있고, 황토처럼 물에 적셔서 반죽하여 다기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자사(紫砂)의 본래 모습은 단단한 석괴(石塊) 형상의 광물질이다.
자사로 다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돌 같은 자사원료를 노천의 햇빛 아래 수개월간 방치하여 풍화(風化)작용을 거쳐, 자연적으로 흑두(黃豆)만한 크기로 변하면 분쇄기로 분말을 낸다. 그 다음에 각종 규격의 체로 거른 후 용기에 담아 적당한 물로 반죽하여 젖은 흙덩어리인 생니(生泥)로 만든다. 그 생니(生泥)를 나무망치로 치고 두드리기를 수십 번 반복하면 다기를 제작할 수 있는 숙니(熟泥)가 된다. 지금은 대량 생산하기 위해 진공 흙 반죽기를 사용한다.
자사 원료의 외형은 자주색에 약간의 주홍색도 띠고 반짝이는 미세한 은색 별 점이 보이며 엷은 녹색 반점도 은은히 보인다. 자사니(紫砂泥)는 자니(紫泥), 본산녹니(綠泥: 가열하면 미황색을 띄운다) 그리고 주니(朱泥)의 통칭이다. 과거에는 천청색(天靑色)의 자사가 의흥(宜興) 정촉진(鼎蜀鎭) 중심의 대수담(大水潭) 광산에서 생산되었으며 이것을 천청니(天靑泥)라 불렀다. 지금은 광맥이 고갈 되어 코발트를 섞어 자니 혹은 주니로 천청니(天靑泥), 흑니(黑泥), 녹니(綠泥)등을 생산 한다. 자사니와 별점 모양의 녹니가 섞여 있는 단산(團山)에서 나오는 단상니(불에 태우면 구리색을 띈다)도 있었는데, 지금은 자니와 본산녹니를 섞어 만든 것을 단산니(일명 段泥)라 부른다. 자주(紫泥), 주홍(朱泥), 그리고 청미황색(段泥, 本山綠泥)은 자사다기의 기본 삼원색이며, 이것에 가열 온도, 배합비율, 石靑이나 코발트를 혼합하여 철청(鐵靑), 천청(天靑), 밤색, 암갈색, 자동색(紫銅色), 주사색(朱砂色), 벽녹색(碧綠色), 황색, 청회색(靑灰色), 이피색(梨皮色), 석류피(石榴皮), 검정, 해당홍(海棠紅) 등 여러 가지의 다양한 색상이 나오게 된다.
자사다관은 중국다예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모든 茶人들이 자사다관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자사만이 갖고 있는 우수한 효능 때문이다. 紫砂다관의 재질은 密度와 硬度가 높아 吸水性이 없으나, 다관에 많은 미세한 기공(氣孔)이 있다. 그래서 도자기 같은 기타 재질로 만든 다관 보다 차의 산화속도(酸化速度)가 현저히 느리고, 오랜 시간동안 매변 (霉變)이 일어나지 않는다. 특히 차를 우릴 때 숙탕(熟湯) 맛이 나지 않고, 차의 ‘色․香․味’를 보존하는 효능이 있다. 그리고 자사다관은 오랜 시간동안 쓰면 쓸수록 茶油(차 기름)가 다관 기공(氣孔)에 스며들면서 오래된 옥처럼 은은하고 아름다운 윤택이 생기고, 다관에 차의 향이 잘 배여 들어 다른 재질로 만든 다관보다 차의 향을 잘 살려내는 것이 특징이다.
자사다기의 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경제 능력에 따라 실용성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좋다. 품질 높은 상급 다기는 그 가치만큼 가격도 높으며, 특히 명가(名家)의 제품은 수십 만원에서 수백 만원까지 그 값이 천차만별이다. 자사다기를 처음 구입한 사람이나 초보 단계에서 사용하기 시작하는 분은 자사다기를 선택할 때 아래 3가지 주의점을 유의해야 한다.
1. 조형미와 외관 어떤 형태의 다관이든지, 우선 다관의 토수하는 입, 손잡이, 그리고 몸체가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혀있어야 하고, 특히 토수구(吐水口)․손잡이․ 주입구는 가능한 한 수평으로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 그 상태가 보기에도 아름다워 제작자의 기술 수준도 엿볼 수가 있다.
2. 질감 어떤 색상을 막론하고 자사다기 감상(鑑賞)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니색(泥色)의 질감이다. 상품(上品)의 제품은 색상이 온화하고 부드러우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좋은 질감은 사용 하는 원료의 영향도 있지만 굽는 온도의 영향도 아주 크다. 구입시 주의해야 할 점은 왁스나 가죽용 광택제를 사용하여서 인위적으로 연마하여 광택을 낸 것을 피해야 한다. 새 다관은 원래 냄새가 없는데 일부 업자들이 다관에 광택을 내기 위하여 구두약, 파라핀, 초 등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3. 실용성 다관의 사용상 일반적으로는 토수가 유창한지, 그리고 절수가 잘 되는지를 구입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차를 따를 때 뚜껑이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지금 시중에서 유통 판매되고 있는 자사다기는 순수 수공으로 만들어 낸 것과 대량생산하기 위하여 틀을 사용하여 만든 것이 있는데, 가장 간단한 구분 방법은 접합선(接合線)을 관찰하는 것이다. 틀을 사용한 것은 원형(圓形) 다관의 경우 토수 부분과 손잡이 부분에 접합선이 뚜렷하고, 손수 수공 제품은 타편성형법(打片成型法)을 사용하기 때문에 손잡이 부분에만 접합선이 희미하게 보인다.
자사다기의 제일 큰 장점은 차의 맛과 향을 도와주는 효능이 탁월하고, 사용하면 할수록 다관에 은은한 자연적인 광택이 나타난다. 그러나 사용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오히려 그 반대의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자사다관을 사용하기 전 우선 가열처리하여 기공을 여는 것이 좋다. 1. 온수로 다관을 깨끗하게 헹군다. 2. 깨끗한 냄비에 다관을 넣고, 1시간 정도 스팀 한다(찐다). 3. 실내에서 약 1시간 정도 식힌다. 4. 다시 다관을 1시간 정도 스팀 한다. 5. 다관을 식힌 다음, 온수로 헹구어 내고 사용하면 된다.
뜨거운 물로 끓이는 방법도 있지만, 수증기 분자가 더욱 미세하기 때문에 가열효과가 뛰어나다. 그리고 끓은 물에서는 다관이 장시간의 수포(水泡)의 진동으로 인하여 눈으로 보이지 않는 실금이 생겨, 시간이 지나 사용 중에 다관이 퍽하고 파열되는 경우가 발생 하는 경우가 있다. 가열한 다관은 촉감이 더욱 부드러워지면서 기공(氣孔)도 충분히 열려 자사의 효능을 십분 발휘한다.
다관은 매번 사용 후 뜨거운 물로 행군다음, 외부는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주고 내부에 물은 거꾸로 방치하여 자연적으로 건조 시킨다. 제대로 건조 안 된 다관은 물이 부패되어 차 맛을 혼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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