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더불어 마시면 즐거움이 배가 된다: 사교형
더불어 차를 마시는 다회(茶會)의 모습. 차를 더불어 마시면 차의 맛도, 만남의 즐거움도 배가 될 수 있다.
더불어 마시길 좋아하는 사교형도 차를 마시는 유형 중 빼놓을 수 없다. 사교형에 속하는 사람들은 혼자 있을 때 외로움을 느끼고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할 때에 행복하다고 느낀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성격이 밝고 긍정적이며 적극적인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성격의 사람들은 혼자서 차를 마시기보다는 더불어 마시기를 좋아하며, 그들에게 차는 상대와 교감하게 하는 통로로써의 역할이 보다 크다. 1744년 아일랜드 교회의 주교 조지 버클리(George Berkley, 1685~1753)는 “홍차는 매우 온화하고 부드럽게 작용하므로 사람들의 기분을 밝고 명랑하게 해 준다”고 주장했다. 차를 더불어 마시면 차의 맛도, 만남의 즐거움도 배가 되어 대화가 원활하게 되며 만남이 깊어지게 된다.
영국에서 차가 처음 판매된 곳은 1657년 ‘개러웨이스(Garraways)'라는 커피하우스였다. 당시 영국의 커피하우스는 단순히 상류층 인사들이나 외국을 오고가는 상인들이 정보를 교환하는 사교를 위한 장소였지만, 후에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 정치, 경제를 논하는 장소로도 사용되었다. 이곳에서는 상인들에 의해 외국에서 들어오는 진귀한 물건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고 차도 그 중의 하나였다. 차가 들어온 후 커피하우스에서 차의 판매율이 점차적으로 상승하게 되면서 사교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된다.
차문화가 번성했던 우리나라 고려시대에는 태조부터 공민왕까지 모두 차를 즐겼고, 차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는 ‘다방(茶房)’이라는 부서를 만들어 국가의 각종 연회나 외국 사신 접대 등 중요한 행사에 꼭 ‘다회(茶會)’를 베풀었다. 그리고 거리 곳곳에는 ‘다점(茶店: 차와 다식, 술을 파는 곳으로 상업이 발달한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됨)’이라는 찻집이 있어 서민들까지도 이용할 수 있었다. 서긍이 지은 [고려도경]에는 “정사와 부사는 여가 있는 날에는 언제나 상절의 관속들과 차를 끓이고 그 위에서 바둑을 두며 종일토록 담소하니, 이는 마음과 눈을 유쾌하게 하고 무더위를 물리치는 방편이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고려시대에 차는 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여가를 즐기며 마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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