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먹거리/total recipe

배와생강

하늘벗삼아 2012. 10. 29. 20:21






 

여름 감기가 대세다. 코를 훌쩍이는 사람부터, 연신 기침을 해대는 사람까지. 한쪽에선 냉방병에 걸려 골골대고, 다른 쪽에선 알레르기질환까지 겹쳐 연신 재채기에 콧물이다.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얘기가 무색할 지경이다.

이런 증상에는 배숙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배에 통후추를 박아 생강 끓인 물에 넣고, 꿀과 함께 넣고 서서히 조려가며 만든다. 중국의 의서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배는 해열, 기침 등에 효과가 있고, 권태, 근육통, 두통, 백일해에도 좋다"고 적혀있다.

 

 

 

 

 

고려말 학자 목은 이색이 쓴 '목은고(牧隱藁)'에는 '배숙'이라는 시가 등장한다. "배를 시루에다 푹 삶은 뒤에 / 서당에서 마음껏 맛보노라니 / 약간 신맛이 입 안에서 시큼시큼 / 남은 열기가 뱃속에서 뜨끈뜨끈 / 배고픈 느낌도 어느새 사라지고 / 졸음 귀신도 줄행랑치누나. / 생각나네, 깊어가는 연경의 어느 날 밤 / 이 배 먹고 싶다고 문간에서 소리치던 일이"

배는 과일이지만 한국 문화에서는 생과일로 먹기보다는 갈거나 굽고, 쪄내거나 다른 음식과 섞어 활용한 예가 많다. 실제로 한국에서 배를 과일로 먹었다는 기록은 삼국시대 이전 문헌에서 등장하며, 조선 성종때는 임금님 진상품으로 상납했다는 기록이 있다.

배에는 칼륨, 식이섬유, 솔비톨, 폴리페놀 등의 성분이 들어 있다. 당뇨병 예방효과, 변비, 콜레스테롤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비만과 변통을 좋게 해 대장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배가 몸속의 발암물질 배출하는데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조리하면서 탄 음식에서 생기는 발암물질이 배를 먹으면 6시간 안에 오줌과 함께 몸 밖으로 나온다는 내용이다. 이 때문에 고기를 먹은 다음엔 후식으로 배를 즐겨 먹는 것이 좋다.

또한 배를 익혀서 먹거나 즙을 내 먹으면 세포의 돌연변이를 억제하고, 면역을 증진하는 세포 분열이 촉진된다.

무엇보다도 배는 기침이나 천식 등 호흡기 계통 질환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기침이 심할 때 배와 무를 2대1 비율로 간 다음에 꿀을 타서 그 즙을 마시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기침이나 가래를 삭일 때는 배에 생강을 곁들였을때 소위 '특효약'이 된다.

일례로, 배즙에 생강즙과 꿀을 타서 먹으면 담이 나오는 기침이 가라앉고, 배즙과 무즙을 반홉 정도 섞은 다음 생강즙을 4~5스푼 넣으면 담이 많으면서 숨이 찬 증상에 도움이 된다.

생강은 유럽에서는 약용으로, 중국에서는 생약으로 이용돼 왔다. 특유의 향과 매운맛 성분인 진제롤은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강한 항균력과 해독력을 갖고 있다. 식중독 예방과 위액 분비 촉진, 정장 효과도 있다.

조선시대 3대 의서 중 하나인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는 "마른 생강은 기침 기가 치미는 것 등을 치료하고 속을 덥게 해주며 지혈을 하고 땀이 나게 한다"고 적혀 있다.

이밖에도 신진대사, 혈액순환 촉진 등에도 기여해 감기 기운이 있을 때에 효과적이며, 냉한 체질을 가진 사람에겐 더욱 좋다.

나카무라 테이지는 그의 저서 '7색 채소 건강법'에서 "뿌리 생강은 껍질 바로 밑에 유효 성분이 풍부하다. 조리할 땐 숟가락이나 칼 등으로 껍질을 얇게 긁어야 몸에 좋은 성분을 아깝게 버리지 않는다. 햇생강은 맛술과 설탕을 넣어 만든 '조미식초'에 담가 상비 채소로 이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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