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모든것들/나의 이야기

반딧불과 원두막

하늘벗삼아 2011. 7. 29. 22:04






반딧불과 원두막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울긋불긋…….
진달래꽃을 따먹고 개울가 물을 손으로 떠서 먹던 그 시절이 생각나시죠.

우리들의 손녀 손자들에게 물려줄 자연을 생각해봅시다.

제가 어려서 살던 고향을 생각하면서 이 글을 씁니다.

고향의 여름밤 달도 없는 밤하늘에 작은 불꽃이 내게로 날아와 소년의 꿈이 되었다.

어둠이 깔린 여름날 모깃불을 피우고 툇마루에서 할머님 무릎을 베고 듣던 이야기가 아직도 나의 귓전 에 맴돌고, 메케한 모깃불 연기에 눈물이 고이면 밤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똥벌레가 할머님이 이야기 해주시던 성황당의 도깨비불처럼 커다랗게 보였던 개똥벌레…….

한여름 뜨거운 햇살을 피해 물가에서 멱 감던 개구쟁이가 가재랑 송사리를 잡고 한참을 놀다 배가고프면 원두막에 가서 참외랑 수박을 따먹고, 산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에 더위를 잊어버리고 피곤함에 잠이 들던 원두막이 그립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던 우리의 어린 시절 추억은 이제는 돌이킬 방법이 없듯, 자연도 점차 사라져 버리면, 밤하늘을 수놓던 개똥벌레도 물가에서 물장구치는 개구쟁이 친구인 가재도 송사리도 추억 속에서만 존재하고, 현실에서는 존재의 가치를 상실해버린다면 우리의 추억도 함께 사라지는 상황이 너무나도 안타까울 뿐입니다.

우리들은 조상님께서 물려주신 자연은 좋았는데, 이제 우리들의 손자에게는 자연을 얼마나 망가트려서 삭막한 파괴된 자연을 물려 줘야 할 것인가 생각한다는 것이 두렵다. 우리가 살아왔던 자연을 기억하며 앞으로 얼마나 더 망가질지 모르는 자연을 지켜봐야 할 것인가 답답한 마음 감출 길이 없다.

현 상황에서 과거 추억을 돌이켜볼 여유도 없고 생각조차 할 수 없다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세대의 과오 인 것이다. 과연 그냥 이대로 긍정적 방관자 혹은 아예 무관심이라면 우리의 추억 속 이야기들은 전설이 될 것이다.

과연 이런 현실을 이상태서 내버려둘 것인가? 그냥 흘려보내고 노후에 손녀, 손자에게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는가? 할아버지 어릴 땐 개똥벌레가 많이 있었는데, 공룡처럼 상상으로 존재했던, 개똥벌레를 이야기 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이대로 무책임한 조상이 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손녀, 손자에게 개똥벌레 이야기 하면서 개똥벌레를 보여줄 수 있는 할아버지가 돼야 한다.

자! 이제 늦었지만 우리들의 손녀 손자에게 개똥벌레를 지켜 물려주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됩시다.
작은 실천은 계곡에 놀러가서 아이들에게 다슬기잡지 말라는 이야기부터 시작을 해야 할 것입니다.

개똥벌레는 다슬기를 먹고 자라니까요.

이제 우리는 시대적으로 너무나 많은 자연을 파괴하였고 너무나 삭막하게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후손에게 자랑스러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기 위해 작지만 무엇인가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찮은 개똥벌레라 무시해버릴 수 있지만 어린이에게 형설지공처럼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우리세대가 받았던 할머니의 이야기를 손자들에게 돌려주고, 그리고 꿈과 추억, 남겨주고 인생의 짧고도 긴 소풍을 마감해야 하지 않을까요

돈을 물려주는 것 보다는 손녀, 손자에게 반딧불과 추억을 물려주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요? 저는 지금 여러분께 묻고 싶답니다.


2000년 초 여름 참여연대에 올렸던 글인데....
그림이 너무 좋아서 함께 올려 본다.
어둠을 밝히는 작은 촛불처럼…….
작은 벌레 Firefly(반딧불이)에 담긴 수 많은 추억을 생각해 봅시다.
무척 더운 날씨,  방문하시는 모든분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개똥벌레 / 신형원

아무리 우겨봐도 어쩔수 없네
저기 개똥 무덤이 내 집인걸
가슴을 내밀어도 친구가 없네
노래하던 새들도 멀리 날아가네

가지마라, 가지마라, 가지 말아라
나를 위해 한번만 노래를 해 주렴
나나 나나나나 쓰라린 가슴 안고
오늘밤도 그렇게 울다 잠이든다

마음을 다 주어도 친구가 없네
사랑하고 싶지만 마음뿐인걸
나는 개똥벌레 어쩔 수 없네
손을 잡고 싶지만 모두 떠나가네

가지마라, 가지마라, 가지 말아라
나를 위해 한번만 손을 잡아주렴
아아 외로운 밤 쓰라린 가슴 안고
오늘밤도 그렇게 울다 잠이든다
울다 잠이든다 울다 잠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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