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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시로 잘 알려진 푸쉬킨은 러시아의 국민시인이자 소설가로서 압제에 신음하던 러시아 민중들로부터 톨스토이나 도스토예프스키 같은 세계적 대문호들보다도 더 큰 사랑과 존경을 받았으며, 그 어느 문호들의 걸작들보다도 더욱 깊고 강렬한 자극을 주었다. 하지만 그는 아내에 대한 사랑 때문에 최후의 결투로 그의 인생을 마감한 불우한 인물이기도 하다.
시인의 죽음을 부른 결투는 그의 사랑하는 아내와 네덜란드 출신 한 외교관과의 염문이 뿌려지면서 시작된다. 푸쉬킨은 아내와 자신의 명예를 위해 그에게 결투를 신청하지만 그 외교관이 시인의 아내인 나탈리아의 언니에게 청혼하여 결혼함으로 일단락된다. 그러나 둘 사이의 소문은 끊이지 않아 푸쉬킨은 다시 결투를 신청하였고, 결투는 1837년 1월27일 이뤄줘 복부에 총상을 입은 푸쉬킨은 이틀 후 사망하게 된다.
이 시에서 사랑의 대상은 그의 아내라 짐작되지만 특정인을 향한 감정이 아닐 수도 있다. 푸쉬킨의 작품은 이렇듯 남녀의 사랑을 소재로 한 것이 많다. 소설 '유진 오네긴'은 두 남녀의 엇갈린 사랑이야기다. 자유분방한 도시남자 오네긴과 순진하면서 이지적인 시골소녀 타티아나는 첫사랑이면서 짝사랑으로 고통스러운 열병을 앓는다. 큐피드의 화살이 쌍방을 향하지만 시간차를 두고 엇갈리는 비극적 사랑을 그리고 있다.
사랑의 본질은 한결같지만 그 사랑을 정의하고 해석하는 시각은 가지가지다. 경우에 따라 이 시처럼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지는 경우도 있다. 사랑하기에 보내야 하고, 보낸 후에도 그 사람의 행복을 빌어야할 때도 있다. 사랑에 정답과 규칙이란 없다. 사랑은 인간 삶에서 최후의 진리이지만 때로는 악마이며 불이며 천국이며 지옥이다. 쾌락과 고통, 슬픔과 후회가 거기에 함께 살고 있다.
더는 사랑하지 말아야지 라는 결심이 뜻대로 안 되는 것처럼 영원히 사랑하려고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은 ‘말없이 희망도 없이 때로는 두려움으로’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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