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먹거리/음식동원(飮食同源)

고수잎 - Cilantro 그 독특한 향과 효능..

하늘벗삼아 2011. 8. 2. 00:14



내가 Cilantro 의 향기 를 처음 점한 것은 LA에서 월남국수 먹으며 접하게 된 것이다.


먹을 수 있는 모든 식물은 약성을 지니고 있다.

그 약성이 좀 강하고 특정한 질병에 들으면 약재로 분류되고 또 그렇게 사용된다.

이 약용 식물에 대한 분류와 사용은 동서양이 똑같다.

단지 이를 약초, 한약재, 허브, 스파이스 등으로 달리 부를 뿐이다.

 

 

이런 약용 식물 중에 동서양이 공히 귀히 여기고 대표적으로 흔히 먹는 것이 고수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만 이를 꺼린다.

 

20여년 전 전북 장수의 어느 농사에서 고수겉절이를 맛보고 반하여 틈틈이 이를 해먹는 나로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 고수 거부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해지기도 한다.

더 나아가 베트남이나 태국 음식 전문점이면서도 사람들이 꺼리다고 이 고수를 아예 뺀 음식을 내놓는 것을 보면, 그래서 잔치국수 국물에 멸치 빠진 것 같은 '빈 맛'의 베트남이나 태국 음식을 대할 때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 고수에 뭔 원한이라도 진 것인지 의아스럽기까지 하다.

 

 

 

 

 

고수의 약재명은 호유실, 빈대풀이다.

 

 

서양에서는 코리안더(Coriander)라고 한다.

빈대를 뜻하는 그리스어의 코리스(Koris)와 좋은 향기가 나는 식물 이름인 아니스(anise)를 합친 것이라 한다.

잎에서 빈대 냄새가 나는지 빈대를 본 적도 없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

약간의 비릿한 향이 있는데 이게 오히려 후각을 자극해 곁들이는 음식을 더 맛있게도 한다.

중화권에서는 음식에 이 고수가 꼭 들어간다.

한자로 香菜라고 쓰고 시앙차이라 읽는다.

향기 나는 풀인 것이다.

 

 

약초꾼 최진규의 <약초 먹는 법>에서 일부 발췌를 하면,

 

 

고수풀은 미나리과에 딸린 한해살이풀이다. 키는 40~60cm쯤 자라며 생김새는 미나리를 닮았으나, 미나리보다는 잎이 더 잘고 가느다랗게 찢어져 있다. 여름철에 흰색 또는 분홍색 꽃이 피고 진 뒤에 쌀알보다 큰 지름 3~5mm쯤의 열매가 달린다. 처음에는 녹색이다가 차츰 황갈색으로 익는다. 열매 속에 씨가 2개 맞붙어 있는데 단단하여 잘 깨어지지 않는다.

 

 

고수는 세계에서 가장 흔히 쓰는 향신료의 하나이다. 16세기에 스페인 정복자들이 고수풀을 남미로 가져갔고, 미국에는 영국 이주민들이 가져갔으며, 오늘날에는 남미, 북미, 동남아, 유럽, 아랍 등의 많은 나라에서 귀중한 향신료로 쓴다. 일본에서도 "고엔도로"라 하여 생선이나 고기를 요리할 때 흔히 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빈대 냄새를 싫어하여 먹는 사람이 드물다.

 

 

한방에서는 "호유실"이라고 하여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화를 잘되게 하며, 기침을 맞게 하고, 입냄새를 없애며 상처를 치료하는 데 등에 쓴다.

 

 

옛 책에 나와 있는 고수풀의 약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고수풀 뿌리와 잎은 기미가 맵고 성질은 따뜻하다. 생채로 먹거나 김치를 담가 먹는다. 소화를 잘되게 하고 오장을 편하게 한다. 빈혈을 고치고 대 소장을 이롭게 한다. 배의 기를 통하게 하고 사지의 열을 없애며 두통을 치료한다. 씨는 벌레 독, 치질, 고기 중독, 토혈, 하혈 등에 즙을 끓여 차게 먹는다. 또 기름을 짜서 달여 어린이의 두창에 바르면 효과가 있다. 많이 먹으면 건망증이 생긴다."

 

 

 

고수풀은 전립선염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곧 고수풀과 더덕을 1:1의 비율로 하여 진하게 달여서 마시면 여간해서는 잘 낫지 않는 전립선염이 완화 내지는 낫는다. 3개월 넘게 꾸준히 복용하면 대부분 효과를 본다.

 

 

 

한국음식에서도 이 고수가 다양하게 사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래 사진은 임지호의 '산당' 음식 중 고수를 올린 간장양념의 쇠고기구이다.

이 고수가 간장의 단맛과 고기의 감칠맛을 고급스럽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