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발전소/자전거타며...

라이더 입문 5가지 수칙

하늘벗삼아 2016. 5. 3. 20:32

[한겨레] 헬멧·아래통 넓지 않은 바지 필수/

처음은 1시간 코스를 4~5번 달리는 게 적당


슬슬 욕심이 생긴다. 동네 울타리를 벗어나 서울의 자전거도로를 ‘폼’나게 달리는 ‘라이딩족’이 되고 싶다. 라이딩족에 입문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동작구 흑석동에서 ‘흑석동 자전거포’라는 전문매장을 운영하며 네이버에서 자전거 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는 박상준 대표, 시민단체인 자전거21의 오수보 사무총장에게 안내를 받았다. 

 

 

 
첫 자전거는 60만~80만원이면 적당하다

라이딩족을 ‘일주일에 한두번, 한강 자전거도로를 따라 40~50㎞쯤 자전거를 타는 사람’ 정도로 정의하고 시작하자. 입문의 첫걸음은 자전거 구입이다. 자전거는 10만원대의 생활형 자전거에서부터 1천만원이 훌쩍 넘는 것까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종류도 산악자전거(MTB)와 사이클(로드), 그리고 이 둘을 혼합해 놓은 하이브리드형으로 다양하다.

박상준 대표는 “로드나 MTB의 경우엔 60만~80만원선, 하이브리드형이라면 40만~60만원 정도면 무난하다”고 조언한다. 자전거를 타다 보면 성능을 높이고 싶어지기 마련이고, 그때 가격 대비 만족도가 큰 200만원 안팎의 제품으로 옮겨가는 것이 지혜로운 길이라는 것이다. 

중고 자전거를 사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만 이 경우에는 해당 자전거의 내력을 아는 것이 좋다. 사고가 난 자전거일 수도 있고, 겉은 멀쩡한데 교체 주기가 지난 부품이 있어 부품 교체 비용이 많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지인이 타던 자전거나, 매장에서 내력을 알고 있는 중고를 사길 추천한다”고 했다. 인터넷에서 샀을 때는 자전거를 타기 전에 전문매장에서 몸에 맞도록 점검을 받는 것이 좋다.

 

안전을 위한 후미등과 공구함(왼쪽). 공기펌프(오른쪽)
헬멧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라이딩에서 가장 마음을 써야 할 것은 안전이고, 안전의 핵심은 무엇보다 헬멧이다. 헬멧은 대체로 5만~10만원짜리면 무난하다. 가벼움과 통풍성, 에어로 스타일까지 더해진 30만원대 제품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얼마짜리냐가 아니라, 헬멧을 썼느냐 쓰지 않았느냐 하는 것이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헬멧은 써야만 한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헬멧에 금이 갔다면 버리는 게 기본이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헬멧 다음으로는 장갑이다. 1만~4만원 정도 한다. 장갑은 자전거를 오래 타면 생기는 손절임을 줄이는 데 꼭 필요하다. 물론 넘어졌을 때 안전에도 도움이 된다. 야간 라이딩을 할 생각이라면 전조등과 후미등도 필수품이다. 전조등은 1만~5만원, 후미등은 1만~3만원 선이다.

바지는 아래통이 넓지 않아야

청바지만 빼고, 편한 차림이라면 라이딩에 문제는 없다. 그렇지만 바지는 아래쪽 통이 넓지 않아야 한다. 통이 넓은 바지는 자칫 잘못했다가 체인에 낄 수 있기 때문이다. 끈이 있는 신발도 끈이 풀려 크랭크 톱니바퀴에 끼면 큰 사고가 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바지를 고를 때 또 고려해야 할 것은 안장통이다. 안장통은 엉덩이뼈 근처가 저릿하게 아픈 근육 통증을 말한다. 피부가 쓸려 짓무르거나 염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자전거에 익숙한 사람이라도 60㎞ 이상 달리면 대개 통증이 생긴다고 한다. 중·장거리를 달리려면 값이 비싸더라도 좋은 패드가 달린 쫄바지(패드 바지)를 사는 것이 좋다. 가격은 5만~15만원 정도다.

처음에는 1시간 이내 코스 4~5번 정도 달려라

자전거도로에서 입문자의 시간당 속도는 성인 남자 기준으로 15~20㎞다. 박 대표는 “안장통 등을 감안해 처음에는 1시간 이내 코스를 4~5번 달려 라이딩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다음에는 2시간 이내 코스를 3~4번 달리고, 그뒤 중·장거리 코스로 나아가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한다.

되도록이면 많이 배워야

본격적으로 자전거를 타기 전 자전거 교육을 받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최근 자전거 인구가 늘면서 구청 등에서 무료로 자전거 교육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오수보 사무총장은 “자전거 교육은 페달을 밟고 앞으로 나아가는 자전거 기능에 대한 교육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교통법규 등 안전은 물론이고 건강, 환경, 여가 등 여러 면에서 체계적인 지식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초심자라면 지역이나 학교 등의 자전거 동아리에 가입해 ‘선배’들과 함께 라이딩을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자전거 동아리는 카페나 밴드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글 정재권 선임기자, 김보근 <한겨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