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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 (丁若鏞 ) 애절양 哀絶陽

하늘벗삼아 2020. 12. 1. 22:00

애절양 哀絶陽 (양경을 자른 것을 슬퍼하며)

다산 정약용 (丁若鏞 ) 애절양 哀絶陽

 

蘆田少婦哭聲長노전소부곡성장) 갈밭마을 젊은 아낙 길게길게 우는 소리

哭向縣門號穹蒼곡향현문호궁창) 관문 앞 달려가 통곡하다 하늘 보고 울부짖네

夫征不復尙可有부정불복상가유) 출정나간 지아비 돌아오지 못하는 일 있다해도

自古未聞男絶陽자고미문남절양) 사내가 제 양물 잘랐단 소리 들어본 적 없네

舅喪已縞兒未澡구상이호아미조) 시아버지 삼년상 벌써 지났고,갓난아인 배냇물도 안말랐는데

 

三代名簽在軍保삼대명첨재군보) 이 집 삼대 이름 군적에 모두 실렸네.

薄言往愬虎守閽박언왕소호수혼) 억울한 하소연 하려 해도 관가 문지기는 호랑이같고

里正咆哮牛去早이정포효우거조) 이정은 으르렁대며 외양간 소마저 끌고 갔다네

磨刀入房血滿席마도입방혈만석) 남편이 칼 들고 들어가더니 피가 방에 흥건하네

自恨生兒遭窘厄자한생아조군액) 스스로 부르짖길, "아이 낳은 죄로구나!".  

 

蠶室淫刑豈有辜 (잠실음형기유고) 누에치던 방에서 불알까는 형벌도 억울한데

민건去勢良亦慽 (민건거세양역척) 민나라 자식의 거세도 진실로 또한 슬픈 것이거늘

生生之理天所予 (생생지리천소여) 자식을 낳고 사는 이치는 하늘이 준 것이요

乾道成男坤道女 (건도성남곤도여) 하늘의 도는 남자 되고 땅의 도는 여자 되는 것이라

선馬분豕猶云悲 (선마분시유운비) 거세한 말과 거세한 돼지도 오히려 슬프다 할만한데

 

況乃生民思繼序 (황내생민사계서) 하물며 백성이 후손 이을 것을 생각함에 있어서랴!

豪家終世奏管弦호가종세주관현) 부자집들 일년 내내 풍악 울리고 흥청망청

粒米寸帛無所損립미촌백무소손) 이네들 한톨 쌀 한치 베 내다바치는 일 없네

均吾赤子何厚薄균오적자하후박) 다 같은 백성인데 이다지 불공평하다니

客窓重誦鳲鳩篇객창중송시구편) 객창에 우두커니 앉아 시구편을 거듭 읇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