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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컵 250개 만들려면 소나무 1그루..."

하늘벗삼아 2016. 6. 30. 15:32


 

문득 주변을 둘러보면 종이컵, 나무젓가락, 비닐봉투, 일회용 기저귀,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종류의 일회용품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일회용품의 천국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사용하기 간편하고 위생적인 종이컵은 사무실, 음식점 어느 곳이든 환영을 받는다. 그러나 한 번씩 사용하고 버려진 종이컵은 이내 쓰레기통에 수북이 쌓이고 만다.

 

 

“식당에서 밥 먹고 커피 한 잔 테이크 아웃하려면 일회용 컵이 필수잖아요.” “사무실에서 커피한잔 먹겠다고 매번 컵을 씻어야 하는 건 너무 번거로운 것 같아요.”

 

커피를 즐겨 마시는 요즘 젊은 직장인들은 종이컵 사용이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개인 컵을 사용하면 환경보호는 물론 돈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우리는 종이컵이 주는 편리함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연간 종이 사용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천연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종이를 비롯한 종이 일회용품 연간 소비량은 세계 9위로 여느 나라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 종이컵 사용량은 연간 120억 개로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매년 사용량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환경부가 지난해 5개 패스트푸드점과 11개 커피전문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일회용컵의 사용량에 따르면, 2011년에 비해 종이컵 사용량이 약 1억 개 정도 증가했다.

 

 

1년 동안 사용되는 종이컵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두 4727그루의 나무가 필요하다. 8만 톤의 천연펄프를 수입해야 하는 등 비용만 약 1,500억 원이 소요된다.

 

또 일회용 종이컵은 자연적으로 분해되는데 20여 년이라는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하고 처리비용만 연간 60억 원 안팎이다. 국내 종이컵의 연간 사용량 약 10억 개를 재활용하면 매년 여의도 면적의 10배가 넘는 숲을 조성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뿐 아니다. 종이컵 한 개를 만드는 데에는 11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며 이는 연간 16만 톤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 이면에는 생산되고 버려지는 과정이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종이컵은 미미한 양이긴 하지만 유해한 환경호르몬도 배출한다.

 

종이컵은 종이로만 돼 있으면 수분이 금방 종이에 흡수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내부에 폴리에틸렌이라는 일종의 플라스틱(고분자 화합물질)으로 코팅 처리를 하게 된다. 이 물질은 높은 온도의 액체와 접촉하면 발암물질인 환경호르몬이나 발암물질이 녹아 나온다. 이렇게 폴리에틸렌은 건강에도 치명적이지만, 자원 재활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종이컵의 내부 코팅은 기계로만 벗길 수 있기 때문에 종이처럼 쉽게 재활용되지 못한다. 한 통계에 의하면 종이컵은 전체 생산량의 14% 정도만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매립이나 소각 처리된다.

 

만일 당신이 환경보호를 위해 지금 당장 나무 한그루를 심을 수 없다면 종이컵 대신 머그잔을 사용해보면 어떨까. 이 방법만으로도 우리는 1년에 15년생 소나무 한 그루를 살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윤수영 사이언스올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