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에 사는 순록이 고압선을 피해 가는 이유가 밝혀져 순록 생태계 보전에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영국 런던대 안과연구소의 글렌
제프리(Jeffery) 교수는 국제 학술지 '보존 생물학(Conservation Biology)' 최신호에 "순록이 고압선에서 나오는 자외선을
인지해 회피한다"고 밝혔다.
북극 순록은 늘 고압선이나 송전탑을 빙 둘러 간다. 눈앞에 전선이 보일 때 피하는 것이 아니다. 보통
고압선으로부터 5㎞나 떨어져서 이동한다. 연구진은 순록이 멀리서도 고압선의 존재를 알아내는 방법이 있다고 추정했다. 바로 자외선이다. 고압선에서
전기를 띤 이온 가스가 발생하면 전선을 둘러싼 절연체에서 자외선이 발생한다. 연구진은 "순록의 망막은 자외선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며 "순록은
고압선을 자신들에게 해로운 사람이 사는 마을의 일부로 보고 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순록이 자외선에 민감해진 것은 밤이 긴 북극
환경에 적응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해가 짧기 때문에 가시광선뿐 아니라 밤에도 보이는 자외선을 보는 게 유리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북극에서
자외선은 눈에 반사돼 더 밝아지는 특성이 있다. 연구진은 고압선에서 발생하는 자외선은 순록에게 햇무리와 비슷한 모양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