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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라면 우지사건(펌)

하늘벗삼아 2013. 12. 24. 16:24




 

우지 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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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11월 3일 시작된 대한민국 라면 시장에 큰 타격을 준 최대의 흑역사이자 병크UZI 기관단총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어느 날 삼양식품이 '공업용 우지(소 기름)'로 면을 튀겼다는 익명의 투서가 검찰에 날아들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삼양식품이 수입해 사용하던 2 ~ 3등급 우지는 농심이 사용하던 팜유보다 식품영양학적 측면에서 훨씬 좋은 식용기름이었으나, 이것이 공업용이라고 누명을 써 회사가 망하기 직전까지 갔다.

사실 삼양이 수입해온 우지의 원산지인 미국에서는 내장이나 사골 등을 먹지 않으므로 우지를 비식용, 즉 공업용으로 구분하였다. 다만 한국에서는 내장과 사골도 당연하게 소비되므로 한국 기준에서 우지는 공업용이 아니다.[1] 즉 미국 기준에서나 공업용이지 한국에서는 엄연한 식용이다. 익명의 투서의 제보는 바로 한마디로 미국의 관점을 가져가다 한국의 방식으로 해석하여 억지 재해석을 만들고 있지도 않은 누명을 씌워버린 것.[2]

이 영향으로 당시 사장 이하 간부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100억 원 대의 재고가 수거되었으며 3개월의 영업정지 및 수천억 원의 벌칙금을 부과받았다. 이후 삼양식품은 8년이나 걸린 재판에서 이겨 결백을 입증했으나 회사는 만신창이가 되었고 박살난 시장점유율은 오늘날까지도 회복이 되지 않고 있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투서가 날아온데다가, 이 사건으로 농심이 가장 큰 이득을 보았기에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 업계에서는 정치계와 손을 잡은 농심의 공작이라는 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혼자 싼 팜유 쓰던 농심이 다른 라면 회사 다 날려버리고 완벽한 왕좌를 노렸고 그 탓에 맛있는 우지 라면을 못먹게 되었다는 식의 이야기.[3] 그러나 2004 만두파동이나 밤식빵 쥐 혼입 조작 사건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 어떤 회사의 식품에 이상한 것이 들어갔다는 소문이 퍼지만 그 회사 제품만 안팔리는게 아니라 관련 업종 전체의 판매가 곤두박질친다는 것이 상식이다. 

 

더군다나 우지 파동 당시 농심은 이미 삼양을 따돌리고 라면 시장 1위를 먹은 지 오래인 상황. 1위 자리 굳히겠다고 자칫 라면 시장 자체를 개박살 낼 수도 있는 모험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4]어쨌거나 그 뒤로 득을 본 모양새가 된 것은 사실인지라, 지금도 농심의 높으신 분들은 컴플렉스가 다소 남아 있어 신입사원 교육 때 '우리도 그 해 매출 30%가 줄었다'라거나 '그 전에도 시장 1위 먹었는데 뭐하러 그렇게 무리하나' 등의 얘기를 종종 한다.

굳건히 지키고 있던 1위 자리를 우지파동으로 인해 넘겨주었다는 주장이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삼양라면은 그 우지파동 이전부터 시장 점유율에서 2위였다. 농심이 80년대 초반부터 '올림픽 공식라면' 스폰서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활용하는 등 적극적 광고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나갔는데 이에 대한 삼양의 대응은 지지부진했던 탓. 동영상 사이트에서 80년대 농심과 삼양의 CF들을 비교해보면 농심 쪽이 압승하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 게다가 농심은 너구리(1982), 안성탕면(1983), 짜파게티(1984), 신라면(1986) 등의 신제품을 출시하여 80년대 중반부터 시장 1위를 확고히 하기 시작한 반면, 그 대항마로 삼양이 각 1년 정도 뒤에 부랴부랴 출시한 포장마차 우동(너구리의 대항마), 서울탕면, 영남탕면, 호남탕면 시리즈(안성탕면의 대항마), 짜짜로니(짜파게티의 대항마), 이백냥(신라면의 대항마)가 소비자에게 그리 크게 어필하지 못하여 삼양라면 매출에만 의존한 나머지 우지파동 1년전인 88년엔 시장점유율 차이가 배로 벌어져 버린다. 마치 포드 자동차가 T형 포드로 시장을 석권했으나, 이후 신차개발을 게을리해서 뒤쳐진것과 비슷한 상황.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삼양라면은 반격할 여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이 때의 시장점유율이 52:26으로 두배이상 차이가 나긴 했지만, 그 당시 사람들의 머리속의 삼양 = 라면의 왕 이라는 이미지는 그대로였고, 올림픽 공식라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농심에 86,88 특수와 제품의 고급화, 다양화에서 뒤쳐진 것뿐이였다. 즉, 라면의 원조라는 강력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던 삼양이 제품을 개량,발전시켜 얼마든지 반격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우지 파동이 터지는 바람에….

88년도 경향신문기사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도록 하자.

이 사건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굉장히 유명한데, 가정과 교사/교수, 식품영양학자 등은 이런 식으로 추출한 우지를 '식용'으로 사용하는 데 있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삼양라면이 덤터기를 쓴 거라고 이야기들 하고, 심지어 신문방송학과(언론정보학부)의 신문관련 수업에서는 '기자의 전문성/도덕성이 어째서 중요한지' 강조하는 사례로 주구장창 쓰이고 있다. '기자에게 무지는 죄악'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대표적인 사례.
  • 당시 삼양라면이 이용한 기름이 그때 분류상 공업용이었음은 분명하지만, 이에 대해 1997년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내렸다(참고자료) 소의 식용문화가 발달한 나라에서 발달하지 않은 나라의 기준에 맞춘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볼 수 있다.
  • 당시 문제가 된 우지는 이른바 2등급 우지였는데, 당시 미국 우지 분류 등급은 12단계이다. 1등급 우지가 단독 식용도 가능한 등급이라면, 2등급 우지는 가공용이라는 이야기다. 단적으로 쇼트닝마가린 등에 2등급 우지가 들어갔고, 당시 일본을 포함해서[5] 농심을 제외한[6] 국내 모든 라면 회사가 우지를 사용하였다. 이유는 높은 콜레스테롤을 포함하는 풍부한 맛 때문이다.
  • 공업용이 된 것은 수입 문제도 있다. 수입시에 공업용으로 등록하면 식품으로 등록할 때보다 수입절차가 간단해지고 세금도 이득을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기회만난 언론과 결합되면 '식품속에 인체에 유해(할지도 모를 법)한 공업용 재료'를 사용한 식품 하나가 등장하는 것이다. 공업용 재료 파동은 대부분 이런 식이다. 
이때의 사건에 워낙 치명타를 입은 탓에 삼양식품 CI에는 안전한 식품이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이후 라면을 튀기는 데는 동물성 기름이 아닌 팜유같은 식물성유를 사용하는 것이 대세가 되었다. 그러나 맛과 보존성 면에서 동물성 기름이 상대적으로 낫다는 평을 받으며, 실제로 삼양라면은 우지 파동 이후 기름을 팜유로 바꾸며 맛의 질이 상당히 떨어졌다는 평을 받았다.

어쨌든 삼양식품에서는 이 사건이 얼마나 억울하게 한이 되었는지 삼양식품은 홈페이지에서도 해당 항목을 따로 마련해 사건을 자세히 설명해놓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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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체적으로 3등급 까지만은 식용이며 그 이하는 한국에서도 공업용이다. 1등급 우지는 날것으로 먹어도 될 정도로 매우 안전하며, 2 ~ 3등급 우지는 지금도 튀김용 등으로 잘만 사용되고 있다.

[2] 미국 기준으로는 미역이나 다시마 같은 것도 바다에서 나는 비식용 잡초에 불과한데, 그럼 농심 너구리는 비식용 잡초가 혼입된 라면이란 말인가?

[3] 실제로 삼양식품 수뇌부는 아직도 그 때 일을 얘기하면서 이를 갈고 있다. 2010년 회장 신년사, 그리고 회장 승계 당시 명예 회장의 말 등으로 미루어 보면 그 원한은 평생 갈 듯.

[4] 실제로 우지 파동 당시 농심에서는 삼양을 공격하기는 커녕 오히려 쉴드를 쳐주었다. 고름 우유 파동처럼 우유회사끼리 서로 지지고 볶고 난리치던 병크를 생각하면 곤란하다. 뭐 삼양 측에서는 말리는 시누이로 여겨 더 이를 갈았을 수도 있겠지만.

[5] 현재는 구성 비율이 변했다. 우선 팜유의 가격이 낮고, 무엇보다 콜레스테롤, 특히 트랜스 지방 논란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우지나 돼지기름과 팜유를 혼합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6] 농심이 사용한 기름은 지금 대세가 된 팜유, 즉 야자기름이다. 이쪽이 가격이 더 싸면서도 식물성 기름이라는 명분으로 지금의 대세가 되었다. 그런데 식용기름에서 팜유는 산화가 너무 빨라서 저질 기름으로 통한다. 당연히 가격도 상대적으로 싼 편. 비누 만드는 데 쓰는 게 나은 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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