肉身을 건강하게/건강 상식

그 놈의 당, 당, 당

하늘벗삼아 2013. 12. 13. 16:17



단것을 찾는 것은 본능이다. 그런데 이놈을 떼어내지 않으면 도무지 살을 뺄 수가 없으니 이를 어쩐단 말인가. 당을 떼야 살을 떼어낼 수 있으니, 이거 한번 제대로 알아봐야 할 일이다.

어린 시절 밥이라도 말아먹을 기세로 콜라를 마시면 부모님은 "이제 그만!"이라고 말하며 뚜껑을 닫아버렸다. 이유는 늘 같았다. 단것은 몸에 안 좋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금에 와서는 누구도 단것을 못 먹게 하지 않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초콜릿 한 봉지를 다 먹고 나면 자괴감과 불안감이 밀려온다. 얼마나 살이 쪘을지 먼저 걱정하게 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우리는 단것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단맛을 내는 원료는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우리의 살을 찌우는 주범으로 낙인 찍혀버린 것은 액상과당(HFCS)이다. 액상과당은 단맛을 내는 옥수수 시럽으로 콜라와 같은 소다수나 빵, 요구르트 등 많은 식음료 제품에 들어간다. 액상과당이 비만을 야기하고 당뇨병, 대사증후군, 심장병, 수면장애를 촉발하는 몹쓸 것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범을 액상과당이라고만 몰아가서는 안 된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스포츠 영양학자 크리스 모어Chris Mohr 박사는 말한다. "액상과당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하곤 하지만, 살을 빼는 데 있어서 모든 설탕은 조심해야 하는 존재이기는 하죠." 덮어놓고 액상과당만 피하면 된다고 할 일이 아니다.

당, 기본은 알자!

당의 종류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포도당, 과당, 자당은 모두 '당가糖家'의 일족이기는 하지만 몸속에서 하는 일은 다르다. 포도당은 창자에서 흡수되어 혈관으로 들어간다.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포도당을 세포로 운반하는 것을 돕는다. 세포는 포도당을 연료로 쓴다. 가장 기본적인 체내 에너지원이라고 보면 된다. 과당은 인슐린의 안내를 받지 않고 곧장 간으로 가서 대부분 지방으로 변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과당을 지나치게 섭취했을 때 내장지방이 많아지고 혈중 지질 농도가 높아지며 인슐린 저항성도 높아진다고 한다. 과당은 포도당보다 포만감을 덜 일으킨다. 자당은 포도당과 과당의 1대 1로 결합된 형태의 당이다. 식생활에서 일반적으로 섭취하게 되는 설탕이 자당이다.

 

 

당이 지배하는 현대인의 삶

'나는 이 정도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죽을힘을 다해 초콜릿이며 크리스피 도넛의 유혹을 떨쳐내려 노력하고 있는 중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소용없다. 미국인들의 경우 그저 '보통의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작은술로 가당(자연식품에서 만들어지지 않는 당)을 23번 퍼먹는 것에 해당하는 양의 당을 하루에 먹게 된다고 한다.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식습관이 서구화된 우리 사정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대체 우리의 삶은 당에 얼마만큼 지배당하고 있는 것일까? 인간은 단것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동물이다. 인류의 조상에게 단맛은 과일이 익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였다.

그리고 단맛이 나는 과일만이 몸의 에너지원으로 쓰인다는 것을 몸으로 배웠을 것이다. 플로리다 대학교의 신경학자인 니콜 아베나Nicole Avena 박사는 인간이 단것을 갈망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단것은 뇌를 활성화시켜 계속해서 단것을 원하게 만들죠." 단것을 원하는 것은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베나 박사가 속한 연구팀은 < 영양학회지Journal of Nutrition > 에 단것은 중독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실은 적이 있다. 실험용 쥐에게 단것을 실컷 먹인 후 더 주지 않았더니 비틀거리더라는 것이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예일 대학교에서 시행한 연구에서는 음식 중독 증세를 보이는 피험자들을 모았다. 그들에게 초콜릿 밀크셰이크 사진을 보여줬더니 약물중독과 연관이 있는 뇌 부위가 활성화되는 결과를 보였다. 이렇듯 단것에 대한 기호는 인간의 진화 과정의 일부로 해석해야 한다. 요즘처럼 입맛을 자극하는 수많은 유혹이 도사리고 있는 세상에서 욕구를 참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아베나 박사의 말에 따르면 단것을 적게 먹으려 하면 할수록 먹고 싶은 욕구는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며칠만 버텨보면 그 욕구는 사그라지게 된다. 그러니 죽을힘을 다해 참는 것이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만 먹어라, 많이 먹었다!
마이크 러셀Mike Roussell 박사가 주는 팁을 참고하여 당 섭취량을 줄여보자.

1 탄산음료는 저리 가
탄산음료 = 10작은술
다이어트 소다로 바꾸어도 여전히 단것을 먹고 싶겠지만 칼로리는 줄일 수 있다. 일주일 뒤에 레몬 한 조각을 곁들인 셀처 탄산수로 바꾸자.

2 요구르트는 자연산으로
가당 요구르트 = 2~4작은술
바닥까지 먹어야만 과일이 나오는 요구르트류는 30g 정도 당을 함유하고 있다.

플레인 요구르트나 블루베리 요구르트, 계피를 뿌린 것으로 바꾼다.


3 군것질은 과일로
인스턴트 스낵 = 2~10작은술
에너지바, 사탕, 과자 대신 땅콩, 채소, 섬유질이 많은 과일을 먹는다. 과일 중에는 사과, 배, 베리가 제격이다. 아니면 전곡으로 만든 팝콘도 괜찮다.

 

4 과일 주스는 묽은 것으로
진한 과일 주스 = 2~3작은술
과일음료는 초과 섭취 당의 10%를 차지한다. 과일 주스를 마실 때는 같은 양만큼 물을 타자. 칼로리도 반이 되리라.


5 시리얼은 통곡물로
켈로그 시리얼 = 2~4작은술
시리얼은 그만 먹고 귀리 같은 생곡물을 먹자. 바닐라맛 단백질 파우더를 조금 넣으면 밋밋하지는 않을 것이다. 덤으로 단백질까지 10g 섭취할 수 있다.


6 후식은 구운 과일로
후식 = 2~10작은술
구운 과일은 단맛도 풍부하고 단백질도 많이 들어 있다. 복숭아, 포도, 수박이 좋다. 특히 구운 파인애플은 소화를 도와 바비큐 시 후식으로 많이 등장한다.



 

 





다이어트 콜라라고 더 나을 것이 없다

살찌는 것이 걱정되어 다이어트 콜라를 마시는가? 콜라와 다이어트 콜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단맛을 내는 데 쓰이는 감미료이다. 일반 콜라는 액상과당을, 다이어트 콜라는 인공감미료(식품에 단맛을 주기 위해 사용되는 화학적 합성품)인 아스파람을 넣어 단맛을 낸다. 인공감미료는 단맛만 낼 뿐 살은 찌우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의 연구에서 과체중인 사람이 콜라를 다이어트 콜라로 바꿔 마셨더니 반 년 만에 2.5kg을 감량할 수 있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샌안토니오의 UT건강과학센터Health Science Center는 다이어트 콜라를 마셔도 똑같이 살이 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인공감미료는 천연당(설탕, 액상과당 등)보다 수백 배 더 달다.

인공감미료를 많이 먹으면 입맛이 변해서 단것을 더 많이 찾게 된다는 설도 있다. 퍼듀 대학교행동신경과학 교수인 수잔 스위더Susan Swithers 박사는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실험용 쥐를 두 집단으로 나누어 '집단 1'에는 인공감미료가 들어 있는 먹이를 주고 '집단 2'에는 자당이 들어 있는 먹이를 준 것이다. 결과는 집단 1의 쥐들이 칼로리를 더 많이 섭취하고 살이 더 많이 붙었다. 아베나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람도 동물과 마찬가지로 밥을 다 먹고 한참 뒤에 영양소를 소화합니다. 필요한 만큼만 먹은 것인지, 언제 먹는 것을 멈춰야 할지 판단하려면 신체의 신호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지요." 입안에 감도는 단맛이 바로 그 신호이다. 충분히 먹었는데도 단것을 더 먹게 되면 몸은 '너무' 달다고 느낀다. 이때 신체는 단것을 먹기를 멈추게 된다. 그런데 인공감미료는 이런 신호 체계를 방해하여 계속 단것을 찾게 만든다. "칼로리를 줄이는 것이 목표라면 다이어트 콜라를 마셔도 됩니다. 하지만 단것을 적게 먹고자 할 때는 아무 소용없어요."

액상과당이 정말 주범인가?

사실 액상과당은 자당이나 마찬가지이다. 42%는 과당, 55%는 포도당으로 이루어져 있다. 뉴욕 대학교영양학과 교수인 마리온 네슬레Marion Nestle 박사는 자당이 보통 설탕과 같은 기능을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니 액상과당이 자당보다 살을 더 찌운다거나 몸에 나쁘다고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입니다." 2002년, 비만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던 조지 브레이George Bray 교수는 액상과당을 체중 증 가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그의 말은 그럴듯했다. 액상과당이 식료품으로 소개된 지 몇 년 지나지 않은 1970년에는 고칼로리 감미료 중 액상과당이 차지하는 비율이 1%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액상과당은 잘 분해되지 않고 값도 자당의 반밖에 안되어 식료품 제조업자들이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00년에는 42%까지 점유율이 치솟았다. 마침 비슷한 시기에 미국인들의 비만율은 1960년의 13%에서 31%로 훌쩍 뛰었다. 주범으로 지목받을 만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액상과당이 비만과 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물론 싸구려 액상과당은 포만감이 적기 때문에 많이 먹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탄산음료에 들어 있는 다른 인공감미료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한 학회는 액상과당이 자당에 비해 더 비만을 유발하는 요인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그 직후에 브레이 박사가 입장을 바꾸었다. "이제 보니 문제는 바로 자당과 액상과당 모두에 들어 있는 과당입니다. 칼로리를 더 섭취하게 되는 것도 과당 때문입니다." 결국 체중을 조절할 때 당이라는 녀석은 어떤 형태가 되었든 조심해야만 하는 대상이다. 우리 몸은 당을 원하는데 그렇다고 모든 당을 다 피해 다닐 수만도 없는 일이지 않는가.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적어도 이것 세 가지만 기억하고 뛰어들자. 흑설탕도 조심하라 액상과당, 백설탕, 흑설탕, 꿀같이 우리가 입에 넣게 되는 감미료 대부분에는 과당과 포도당이 들어 있다. 1g당 열량은 3~4Kcal 정도이다. 마이크 러셀은 말한다. "당밀, 흑설탕이 백설탕보다 덜 해롭다고 알고들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크게 다를 바 없어요." 라벨을 주시하라 < 미국영양사협회지Journal of the Academy of Nutrition and Dietetics > 에 따르면 포장식품 중 고칼로리 감미료가 들어 있지 않은 제품은 25%밖에 없다고 한다. 1일 권장 당 섭취량은 9작은술이다. 1작은술에 들어 있는 당의 양은 4g이다. 하루에 설탕을 36g 넘게 먹지 않도록 하자. 꾸준히 실천하면 5kg은 감량할 수 있을 것이다. 탄산음료는 마시지 마라 콜라나 사이다 등의 탄산음료는 당 섭취량을 높이는 데에 큰 공헌을 한다. 프랑스의 한 연구에 따르면 탄산음료를 마셨다고 해서 밥을 먹을 때 저칼로리 음식을 먹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거꾸로 탄산음료를 줄일 수밖에.

식품별 당 함유량 분석
감미료에 맛을 들이면 입맛이 변해서 단것을 더 많이 찾고 먹는 양도 늘게 된다. 영양사 캐슬린 멜란슨Kathleen Melanson이 제시한 다음 표를 보고 어떤 음식에 설탕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해보자.

자당보다 몇 배나 더 단지를 나타냄

젖당
단맛은 거의 나지 않지만 역시 당이다. 포도당과 갈락토스가 결합하여 젖당이 된다.
함유식품우유 같은 낙농품. 자당보다 16배 달다.
■ .16

포도당혈당을 이룬다. 근육과 뇌에 열량을 공급한다. 자당과 액상과당과 같은 다당류의 일부가 되는 단당류이다.
함유식품스포츠 드링크, 꿀. 자당보다 75배 달다.
■ .75

HFCS-42옥수수 시럽에 다른 당을 섞어 만든 것이다. 42%가 과당, 58%가 포도당으로 이루어져 있다.
함유식품과자나 빵 같은 구운 음식, 가공식품, 당 첨가 음료, 인스턴트 수프. 자당보다 92배 달다.
■ .92

자당식사 때마다 먹게 되는 설탕이다. 사탕수수나 사탕무에서 추출하며 포도당과 과당이 1:1이다.
함유식품여러 가공식품과 음료. 자당보다 1배 달다.
■ 1

HFCS-55액상과당의 변종으로 과당 55%, 포도당 45%로 이루어져 있다. HFCS-42보다 달다.
함유식품 탄산음료, 구운 빵이나 과자, 인스턴트 수프. 자당보다 1.1배 달다.
■ 1.1

과당자연 상태로 과일에 있는 단당류. 과일의 종류에 따라 자당의 1.2~1.75배까지 들어 있을 수 있다.
함유식품과일, 액상과당, 꿀, 용설란꿀. 자당보다 1.4배 달다.
■ 1.4

포도당과 과당이 자연적으로 혼합된 형태. 설탕보다 조금 더 달다. 좋은 항산화물질이며 영양가도 높다.
함유식품일부 빵, 그래놀라 바, 프레즐, 시리얼. 자당보다 1.5배 달다.
■ 1.5

용설란꿀과당과 포도당을 혼합하여 만든 시럽. 함유비율 중 과당이 90%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함유식품칵테일, 커피용 시럽. 자당보다 1.6배 달다.
■ 1.6

애스퍼테임아미노산 두 종류를 결합하여 만든다.
함유식품다이어트 소다와 저칼로리 요구르트같이 무가당 식품이라고 광고하는 제품. 자당보다 200배 달다.
■ 200

스테비아남아메리카 관목식물의 잎에서 추출한 물질. 열량이 없는 천연 감미료. 당류는 아니나 단맛을 낸다.
함유식품무가당이라고 적힌 스무디 음료, 커피, 다이어트 소다. 자당보다 250배 달다.
■ 250

사카린황과 여타 복합 화학물질의 혼합물.
함유식품식당에 비치한 업소용 탄산음료(애스퍼테임과 함께 함유). 자당보다 300배 달다.
■ 300

수크랄로스우리가 보통 소비하는 설탕에 수산화군 물질 대신 넣는 염소 분자형태의 당.
함유식품저칼로리 디저트나 음료. 자당보다 600배 달다.
■ 600





기자/에디터 : 홍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