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모든것들/詩 그리고 글..

자유....

하늘벗삼아 2013. 2. 9. 23:30



         

         

         

         

         

        < 시를 대하고 >

        - 김남주

        시는 저주가 되어서는 안되는가
        시는 증오가 되어서는 안되는가
        시는 전투가 되어서는 안되는가
        별을 노래하듯 시를 노래하고 시를 노래하듯 별을 노래하고
        시는 인간의 입김 인간의 육화된 내면의 방귀소리인가

        아니다 적어도 내가 어둠의 자식으로 갇혀 있는 한은
        아니다 적어도 내가 민중의 자식으로 묶여 있는 한은
        아니다 적어도 내가 이민족의 노예로 박해받고 있는 한은

        시도 사람의 일
        신이 아닌 신이 아닌 것도 아닌
        일하고 노래하고 싸우고 그러다 끝내 죽고 마는 보통 사람의 일인 것이다
        한술의 밥 때문에 할퀴고 물어뜯고 살해까지 하는
        한가닥 빛을 위해 세계를 거는
        단순하고 당돌한 사람들의 일인 것이다
        집을, 보습 대일 한 뙈기의 땅을, 빛을 갖고 싶어하는
        제 새끼도 남의 새끼마냥 키우고 싶어하는
        소박한 사람들의 일인 것이다

         

         


         <자유>
        ...
        만인을 위해 내가 일할 때 나는 자유
        땀 흘려 함께 일하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 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싸울 때 나는 자유
        ... 피 흘려 함께 싸우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 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몸부림칠 때 나는 자유
        피와 땀과 눈물을 함께 나눠 흘리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 라고 말할 수 있으랴
        사람들은 맨날
        겉으로는 자유여, 형제여, 동포여! 외쳐대면서도
        안으로는 제 잇속만 차리고들 있으니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제 자신을 속이고서.
         

         

         


         - 김남주(1948-1994)

         

         

        1994년 2월, 9년 수감 끝에 석방되어
        47세에 췌장암으로 타계한
        고 김남주 시인 19주기...
        너무 조용하게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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