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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 김남주

하늘벗삼아 2013. 1. 17. 15:47

 

 

 

 

 

 

 

 

 

악 몽





밤에 누가 문을 두드리면


내 가슴은 덜컥 내려앉고


내 머리는 순간적으로


체포


감금


고문


재판


투옥의 단어를 기계적으로 떠올린다


아 언제 나는 자유를 노래하고


감시의 눈을 의식함이 없이 거리를 활보할 수 있을까


아 언제 나는 노동자를 두둔하고


자본의 보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아 언제 나는 또 하나의 조국을 사랑하고


감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아 언제 나는


체포


구금


고문


재판


투옥의 그림자를 의식하지 않고


시를 쓰고 집회장에 갈 수 있을까


아 언제 나는 언제 나는


집에 돌아와


문 두드리는 소리에 겁을 먹지 않고


밤의 잠자리에서 편히 쉴 수 있을까





아내가 울고 있다 이불 속에서


젖먹이 아이를 꼭 껴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