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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소녀의 평화 운동가 '사만다 스미스 Samantha Reed Smith'

하늘벗삼아 2019. 12. 12. 11:08

 

안녕하세요.

방위사업청 블로그지기입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10살 소녀의 평화 운동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사만다 스미스 Samantha Reed Smith' 입니다.

 

사만다 스미스의 모습​

1972년 6월 29일 미국 훌턴 지역에서 태어나 메인 주에서 살았던 사만다 스미스 양은

미국과 소비에트 연방 간 냉전이 심했던 시대에 만 10세의 나이로 소련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냐고요?

 

바로 사만다 스미스가 당시 소비에트 연방 공산당 서기당에 새롭게 취임한 유리 안드로포프에게 보낸 편지 한 통이

발단이 되었습니다. 유리 안드로포프는 KGB 출신으로, 많은 서방 언론들은 그가 공산당 서기당이 되자

를 세계 평화에 위협이 될 인물로 꼽았습니다.

 

하지만 사만다가 보낸 편지 한 통은 많은 것을 바꿔놓았습니다. 1982년 열살 짜리 소녀가 보낸 편지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사만다

스미스의

편지​

친애하는 안드로포프 서기장님께.

저는 사만다 스미스이며 10살입니다. 새로운 직업을 얻으신게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러시아와 미국이 핵 전쟁을 할까봐 걱정해왔습니다. 서기장님은 정말 전쟁을 하길 원하시나요? 만약 그게 아니라면 전쟁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하실건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여기에 대해 답변하지 않으셔도 되지만, 저는 서기장님이 세계 혹은 최소한 우리 미국을 정복하고 싶어하는 이유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신께서는 우리가 싸우지 말고 평화롭게 지내라고 이 세상을 만드셨습니다.

-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사만다 스미스 올림

 

10살 짜리 소녀가 소련과 미국의 냉전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보낸 편지 한 통은 소련 신문인 프라우다에 실리게 되고, 뒤이어 1983년 4월 26일, 안드로포프 서기장으로부터 답장을 받게 됩니다.

 

 

안드로포프 서기장의

답장

친애하는 사만다 양에게.


최근 저는 사만다 양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사만다 양은 마크 트웨인의 유명한 소설책인 <톰 소여의 모험>에 나오는 베키를 닮은, 용감하고 정직한 소녀 같습니다. 이 책은 우리 소련에도 잘 알려져 있으며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사만다 양은 우리와 미국 사이에 핵 전쟁이 있을지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죠. 그리고 전쟁 발생을 막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건지 물어봤습니다. 사만다 양의 질문은 전세계 사람들이 똑같이 생각하는 것이기에, 저는 정직하게 답하고자 합니다.


예, 사만다 양. 소련에 있는 우리 모두는 지구상에 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어떠한 일이든 하려고 합니다. 이건 모든 소련 사람이 원하는 것이고 우리의 위대한 창시자 레닌이 가르쳐준 것이기도 하죠.


소련 사람들은 전쟁이 얼마나 끔찍한지 알고 있습니다. 42년 전, 세계 정복을 노렸던 나치 독일은 소련을 공격해 수많은 도시와 마을을 불태우고 소련 사람들을 학살했습니다.


결국 그 전쟁에서는 우리가 이겼고, 미국과 동맹 관계에 있었습니다. 소련은 미국과 함께 나치로부터 억압받는 사람들의 해방을 위해 싸웠습니다. 사만다 양이 학교에서 역사를 배울 때 이 부분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는 가깝든 멀든 지구상의 모든 나라가 서로 협력하고 교류하며 평화 속에 살아가길 원합니다. 미국과 같은 큰 나라와는 더더욱 말이죠.


미국과 소련에는 한 번에 수백만명의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핵무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핵무기 사용을 원치 않습니다. 소련은 절대로 먼저 핵무기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엄숙히 선언한 바 있으니까요. 우리는 핵무기 추가 개발을 중단하고 지구에 있는 모든 비축 무기의 폐지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사만다 양이 '서기장님이 세계 혹은 최소한 우리 미국을 정복하고 싶어하는 이유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라고 질문한데 대해서 충분한 답이 되었다고 봅니다. 규모가 크든 작든간에 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노동자, 농민, 작가, 의사, 어른, 정부 각료 중에 그 누구도 없습니다.


우리는 밀을 경작하고, 무언가를 건설하고 발명하며, 책을 쓰고 우주여행을 하는 그런 평화를 원합니다. 지구상의 모든 이들을 위해,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또한 사만다 양을 위해서도요.


만약 사만다 양의 부모님이 허락한다면, 사만다 양을 이번 여름의 적절한 시기에 우리 소련으로 초대하고자 합니다. 바다에서 국제 어린이 캠프인 Artek에 방문함과 동시에 서맨사 양은 우리 소련에 대해 알게 될겁니다. 그리고 우리 소련에 있는 모두가 평화를 원하고 서로의 우정을 중시한다는 것을 확인하세요.


편지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만다 양의 젊은 시기에 행하는 모든 일이 다 잘되길 바랍니다.

   

안드로포프 서기장은 사만다를 소련으로 초청했고, 그녀는 10세의 나이로 소련을 방문하게 됩니다. 사만다는 미국과 소련 양국에서 친선대사로 활동하게 된 셈이죠. 병으로 몸이 불편했던 안드로포프는 만나지 못했지만, 2주간 소련에 머물며 최연소 친선대사로서 소련의 다양한 면면을 경험합니다. 그녀는 소련 방문 당시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기도 했고, 여러 토론회에 참석하며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추기도 했습니다. 후에는 TV 시리즈 <라임 스트리트>에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1985년 여름, 13세의 나이에 불의의 사고를 당하고 맙니다. TV 출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타고 있던 비행기가 악천후 속에서 착륙을 시도하다 목숨을 잃게 되죠. 이에 소련에서는 그녀의 얼굴이 담긴 우표를 발행해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기도 했습니다.

소련에서 발행한 우표

누구보다 평화를 염원했던 작은 소녀의 짧은 생은 안타깝게 그렇게 끝나고 맙니다. 하지만 그녀가 품었던 평화에 대한 염원만은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상 방위사업청 블로그지기 였습니다.

[출처] 냉전시대를 달랜 소녀 평화운동가, 사만다 스미스|작성자 방위사업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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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안드로포프는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었습니다.

소련은 1991년까지 미국과 자웅을 겨루던 나라였지요.

지금은 미국과 중국이 G2니 그러지만..1980년대말만 해도 세계를 지배하던(지배라는 표현이 좀 그렇긴 하지만)두 나라가

미 합중국( United States of America)과 소련(Soviet Union)이었습니다.

 

유리 안드로포프는 1982년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사망하자 뒤를 이었습니다. 

마침 내일이 유리 안드로포프 서기장이 사망한 날이네요..

 

 

 

                     유리 안드로포프 (유리 블라지미로비치 안드로포프 Юрий Владимирович Андропов) 

                     (1914년 6월 15일생 ~1984년 2월9일 사망)

 

 

안드로포프사만다 스미스라는 미국 소녀의 일화는 유명합니다.

 

그러니까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소련을 "악의 제국" 이라 부르고..

(결정적인 이유는 소련의 대한항공 007기 격추였지만..)

 

소련은 동구권 공산국가와 바르샤바 조약기구(WTO)로 뭉치면서... NATO (북대서양 조약기구)와 대립각을 세울 때 였습니다. 

지금은 폴란드나..체코등이 NATO에 가입해 있지만..

 

* WTO하면 국제 보건기구 생각도 나지만 옛날에는 바르샤바 조약기구의 영문 약자이기도 했습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동구 유럽은 바르샤바 조약기구에 가입해 있었습니다.소련을 빼고도..

(루마니아,불가리아,체코슬로바키아,폴란드,헝가리,동독,알바니아는 1968년에 탈퇴)

 

 

           당시 바르샤바 조약기구에 가입한 국가들 지도입니다.  

 

  이러한 시기에...

  미국에 메인주에 사는 10살 소녀 사만다 스미스는 TV에서 툭하면 등장하는 소련 위협설과 즐비한 무기를 보고나서..

 

  " 왜 소련은 미국을 공격하려 하는 거죠?"라고 자신의 어머니에게 묻습니다.

 이에 어머니는 "네가 직접 물어보렴."하였는데 이 소녀 진짜로 유리 안드로포프 서기장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1982년 11월이지요.

(아마도 사만다의 어머니는 지나가는 말로 했겠지요..귀찮았든가..아니면 농담으로...)  

 

미스터 안드로포프 귀하.

 

제 이름은 사만다 스미스입니다. 저는 10살이에요.서기장 취임 (JOB이라고 했지만...의역하자면)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러시아와 미국간에 핵전쟁이 일어날까 걱정입니다.전쟁을 하실 건가요?(OR이 있으니 할건지..아닌지..) 

만약에 아니면 저에게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실건지 이야기해주세요.( 당신이 이 질문에 답하지 않으시겠지만)

세계를 적어도 우리나라를 정복하려 하는지 알고 싶어요.신은 우리가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살도록 세상을

만드셨습니다.

 

사만다 스미스

 

 

 

 

 

 

Dear Mr. Andropov,
My name is Samantha Smith. I am ten years old. Congratulations on your new job. I have been worrying about Russia and the United States getting into a nuclear war. Are you going to vote to have a war or not? If you aren't please tell me how you are going to help to not have a war. This question you do not have to answer, but I would like to know why you want to conquer the world or at least our country. God made the world for us to live together in peace and not to fight.
Sincerely,
Samantha Smith

 

 

 

정말 대단하지요? 진짜 미국과 소련간에 긴장감이 팽팽할때...

만약 우리나라 소녀가 김정은에게 " 왜 핵실험하고 핵전쟁을 하려 하시나요?"라고  편지를 쓴다면..

국정원 여직원이 댓글에 반대나 열심히 누르고 있고.. 일베충들이 빨갱이 소녀라는둥..별 트집을 다 잡았을거고..

조갑제같은 영감탱이가 " 저 어린 소녀 집안을 조사해봐야 한다."는 개소리나 했을겁니다.

편지도 못보냈을겁니다.

 

아무튼 편지를 보낸 사만다 스미스의 편지에 놀랍게도 유리 안드로포프가 읽었고 1983년 4월26일사만다는 답장을 받았습니다.

 

사만다에게..

편지를 받았다..많은 사람들에게 편지를 받고 있단다. 

너는 마크 트웨인 원작의 톰소여의 친구 베키처럼 용감하고 정직한 소녀이구나..이책은 우리나라에 소년,소녀에게도 읽혀지고 있는 유명한 책이지. 

Dear Samantha,
I received your letter, which is like many others that have reached me recently from your country and from other countries around the world.
It seems to me – I can tell by your letter – that you are a courageous and honest girl, resembling Becky, the friend of Tomsawyer in the famous book of your compatriot Mark Twain. This book is well known and loved in our country by all boys and girls.

그리고 소련도 미국처럼 지구의 모든 사람을 위해 평화를 원한다..우리의 아이들과 사만다를 위해서라고 하면서..

그녀와 가족을 소련으로 초청하지요. 

 

너를 초청하마..너의 부모님과 함께 우리나라를 알게 될 좋은 기회를 위해..여름이 가장 좋은 시기인것 같구나,

너는 우리나라와 너또래 소년소녀들과  해변에 국제 청소년 캠프 -아르텍-에서 지내면서 소련과 모든 사람들이

평화와 우정을 바란다는것을 알것이다.

 

 편지 고맙구나,너의 행복을 빌며..

 

유리 안드로포프

I invite you, if your parents will let you, to come to our country, the best time being this summer. You will find out about our country, meet with your contemporaries, visit an international children's camp – Artek – on the sea. And see for yourself: in the Soviet Union, everyone is for peace and friendship among peoples.
Thank you for your letter. I wish you all the best in your young life.
Y. Andropov

 

그리고 안드로포프 서기장은 사만다와 가족을 소련으로 초청합니다.

 

1983년 7월7일 2주동안이었지요.

 

 

 

 

 

ARTEK을 방문한 사만다 스미스 (가운데 조그만 가방을 손에 쥐고 있는 소녀)

 

 

사만다는 가족들과 크리미아 반도의 어린이 청소년 캠프와 소련가정을 방문해 봅니다.

                             물론 선전효과를 위해 어느정도 짜여진 일정에 움직였겠지요.

안드로포프는 당시에 병이 위중해지고 있어서 사만다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전화로 사만다와 반갑게 통화합니다.

 

2주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사만다는 말하지요..

 

"미국이나 소련이나 다 같은 사람이에요."

 

소련 선전에 이용되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사만다는 유명인사가 되고 1983년에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일본총리의

초청도 받아 일본에 갑니다.당시 코베에서 국제 어린이 심포지엄이 있었지요

 

그리고  깜찍한 제안을 합니다..

 

" 매해 2주동안 소련과 미국의 최고 지도자 손녀를 서로 교환 방문케 하자"였지요.

 

사만다는 이후 책도 쓰고 로버트 와그너와 같이 출연한 <라임 스트리트>라는 TV시리즈에서 배우로도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나 1985년 8월25일 바 하버 에어라인 1808편이 비행기 사고가 나면서 거기에 탑승했던 사만다 스미스는 세상을 떠납니다. 

 

안드로포프는 이미 1984년 2월9일 세상을 떠납니다.

후계자로 미하일 고르바초프를 정해 놓았지만.. 고르바초프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보수파들이 콘스탄찐 체르넨코로 지명을

바꿉니다.

 

그리고 미국과 소련은 대한항공 격추로 더 얼어붙지요.. 이 얼어붙은 냉전은 고르바초프가 등장할때까지 계속됩니다.

                                    사만다 스미스를 추모하여 1985년에 발행된 소련 우표

                              사만다 스미스 ( 1972년 6월 29일 생~ 1985년 8월25일 사망)

 

  살아있었다면 제 또래이겠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