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모든것들/나의 이야기

어느 시인의 싯 구절 이라도 읍 조려야겠다.

하늘벗삼아 2014. 10. 29. 14:30


 

 



사무실 창 밖 은행나무는 어느새 노랗게 물들이고 서있다.
어느새 세월은 10월의 끝자락에 걸쳐있다.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빈대떡 모양으로 축 처진 시계 모습처럼 나른한 오후 두 시 졸린 눈 부릅뜨고 한 손에는 쥐새끼를 부여잡고,
어슴프레 풀린 눈, 귓구녕엔 스피커를 장착하고......
빨간 머그잔에 삶의 묘약 커피를 담아 나른한 오후를 버텨간다.
국민학교시절 미술시간에 배운 데칼코마니 처럼 어느덧 우리들 인생은 복사기가 되어간다.

우리들이
겨울날 눈 오는 논두렁 길,
봄날의 아 지렁이 피어나던 밭둑 길,
여름날 개구리 우는 물 둥벙길,
가을날 무가 굵어가는 황토 밭 길을 걸어가며 학교에서 배워왔던 아날로그란 우리들의 숫자는 퇴락해가고..

괴물 같은 돼지 털과 인터넛 이후 우리들은 밤새워 읽던 책장을 덮어버리고, 햄버거 먹듯,
여기저기서 존 글을 복사기처럼 퍼 나르고 누군가에 의해 가공되고 간추려진 글을 읽고 감동하고 획일화 되어간다.

합리적인 사회 구조조정과 인원감축이란 신기술이란 수많은 단어의 나열 속에서
우리들은 돈 버는 남자, 능력 있는 아빠 가 되기 위해 그 얼마나 발악 했던가?
나이 먹은 늙은 수컷, 가난한 수컷, 무능한 수컷으로 살아가야 할 앞날은 어찌하란 말인가?

더러는 가려진 가면 뒤로 숨어버린 삶처럼 인터넷 브라우저 뒤에 숨어 자신의 초라한 본질을 감춘다.
마치 눈 오는 날 사냥꾼에 쫓기던 꿩이 눈에 머리 박듯......
정보의 홍수에 빠져 구름 위를 걷는 손오공처럼 양손에 마우스와 자판을 움켜잡고, 무적의 용사가 된 착각에 빠져들기도 한다.

요즘 몸은 내 것이나 생각은 이미 나의 것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영웅을 갈구한다.

내가 좋아하는 축구, 야구, 농구, 테니스 기타 등등의 영웅에 열광하는 우리들의 삶이 되어버렸다. 마치 미술 시간 고사리 손으로 배웠던 데칼코마니처럼 스스로 위로하면서......


오늘은 날 찾아서 가을밤 촛불을 켜고 차 한잔 하며 어느 시인의 싯 구절 이라도 읍 조려야겠다.

 

 

 

 

 

 




Footloose / Kenny Logg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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