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의사들은 농업을 발명한 신석기인들과 증기기관을 혁신한 제임스 와트에게 감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입속 미생물 생태계는 농경의 도입과 산업혁명을 계기로 구강 질환에 취약한 형태로 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애들레이드 대학 등으로 이뤄진 호주 연구진은 신석기시대 수렵 원시인부터 중세의 농부, 현대인에 이르는 34명의 유골에 남은 치석에서 DNA를 채취해 분석했다.
치석은 이빨의 세균막이 침, 뼈에서 나온 칼슘(Ca)·인(P) 등 무기질과 섞여 돌처럼 굳어진 것. 이 속에 갇힌 박테리아들은 수천년이 지나도 썩지 않고 원형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연구진의 분석 결과, 수렵시대 원시인 구강〈사진〉에는 현대인의 입에는 없는 다양한 박테리아종(種)들이 살고 있었다. 이들의 다수는 유익한 균이었고 충치 등 구강 질환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는 극히 소수였다. 그러나 농경이 도입되면서부터 인류의 입 속에서는 '스트렙토코쿠스 무탄스'가 대거 증가했다. 이는 치아 표면에 남은 당류·탄수화물을 분해해 젖산을 생성하는 박테리아로, 젖산은 치아의 딱딱한 부분을 부식시킨다. 인류가 보리·밀 등 탄수화물이 풍부한 무른 곡식을 먹게 되면서 충치균이 구강 생태계의 '터줏대감'이 된 것이다.
그 이후 수천년간 뚜렷한 변화가 없던 입속 생태계는 산업혁명 때 또 한 번 변화를 겪었다. 제분·제당산업 등이 발달하면서 가공 곡물과 당류의 섭취가 급증하면서 그나마 남아있던 유익한 미생물은 거의 사라진 것. 그 빈 자리는 잇몸 질환과 관련된 박테리아들이 차지했다.
연구를 이끈 애런 쿠퍼 박사는 "먹거리의 변화가 입속 미생물 생태계의 변화를 초래했고 그 결과 인류는 치과의사를 끼고 살게됐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제네틱스' 17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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