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세의 평범한 여성 수잔 보일(Susan Boyle : 영국) 이 전 세계인을 놀라게 했다.
4월 11일 영국에서 펼쳐진 Britain's Got Talent 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그녀는 천상의
목소리를 마음껏 뽐냈다. ITV 에서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영국의 신인가수를 발굴
하는 과정을 담아내는 프로그램으로 제1회는 폴 포츠라는 휴대폰 판매원이 감동적인
오페라 아리아를 선사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처음으로 방송에 출연한 수잔 보일은 넉살이 좋은 성격 탓인지 차분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방송 출연내내 순간 순간을 즐기고 심사위원이 나이가 많음을 지적하자
"그건 단지 나의 한 면일 뿐이다." 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그리고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당당하게 전문가수가 되고 싶다고 밝혀 처음엔
관객들의 비웃음과 냉소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고 노래가 시작되자 비웃음은 곧
환호로 바뀌었다. 노래가 이어지는 동안 객석에선 끊임었는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그녀가 선택한 노래 " I dreamed a dream " 은 유명한 뮤지컬 "레미제라블" 에
나오는 노래로 공장에서 쫓겨난 코제트의 엄마 판틴이 아름다웠던 지난 날들을
회상하며 세상에 대한 버릴 수 없는 꿈과 미련을 표현한 곡이다.
마치 그녀의 꿈이 일상에 묻혀 지금까지 빛을 발하지 못한 걸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듯
애절한 노래를 마치자 그녀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눈빛은 이미 바뀌어져 있었다.
촌스러운 옷차림과 우스꽝스러운 헤어 스타일. 하지만 그런 자태조차 그녀를 더욱 더
신비스러운 존재로 만드는 효과를 자져오게 될 만큼 수잔 보일의 노래는 완벽했다.
"지난 3년 동안 이 쇼를 진행하면서 이렇게 놀란 적은 없었다." 심사위원 중 한명인
피어스는 방송 도중 이 말을 몇번이고 반복했다. 전문적인 음악 교육을 받지않은
그녀가 이 정도로 노래를 란다는 것은 정말 기적에 가까운 일로 제2의 폴 포츠 라고
불리우는 그녀는 지금 웨스트로디언 지역의 한 작은 마을로 돌아가 교회에서 성가를
부르는 등 평소와 같은 생활로 돌아 갔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꿈은 있다. 설령 그 꿈이 당장은 다가가기 힘든 아니 영영 다가가기 어려운 그런 종류의 거대한
꿈일지라도 그 자신에겐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을 버텨내는 힘이 되고 자신을
지탱하는 이유가 되곤 한다. 수잔 보일이 그랬고 폴 포츠가 그랬던 것처럼...
꿈을 잃지 않고 살아온 그들에게 다시 한번 찬사를 보내며 내 마음 속에 자리한
역시나 실현 가능성이 낮은 꿈 하나를 다시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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