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벗삼아
2012. 11. 29. 00:44

아내는 76이고 나는 80입니다
지금은 아침저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지만 속으로 다투기도 많이 다툰 사이입니다
요즘은 망각을 경쟁하듯 합니다 나는 창문을 열러 갔다가 창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고 아내는 냉장고 문을 열고서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누구 기억이 일찍 돌아오나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억은 서서히 우리 둘을 떠나고 마지막에는 내가 그의 남편인 줄 모르고 그가 내 아내인 줄 모르는 날도 올 것입니다
서로 모르는 사이가 서로 알아가며 살다가 다시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는 세월
그것을 무어라고 하겠습니까 인생? 철학? 종교?
우린 너무 먼 데서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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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아내와 나 사이 - 이생진 (李生珍) 시인
출생 : 1929년 10월 1일 (만 83세), 충남 서산시 / 뱀띠, 천칭자리
학력 : 국제대학 : 영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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